역사학 학자로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은 역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헤로도토스와 사마천입니다. 이 두 사람은 역사를 기록하기 전에 현장에 직접 방문해 답사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특히 헤로도토스는 거의 10년 가까이 답사를 다녔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조사와 힘든 여행을 통해 세상에 내놓은 것이 역사라는 책입니다.
역사라는 책의 내용 대부분은 페르시아 전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의 첫 장에서 헤로도토스는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이 전쟁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연구하고 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여행을 하면서 직접 목격한 현장의 모습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아홉 권의 책을 완성합니다.
사마천 또한 중국을 3년 동안 돌아다니며 사기라는 책을 서술합니다. 이 책은 130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며 무려 19년의 기간을 거쳐 완성됩니다. 이 역사책에는 중국의 역대 왕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음악과 법률, 천문까지 엄청나게 많은 양의 내용들이 적혀져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역사가라고 하면 방 안에서 옛 문헌들을 펼쳐놓고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그 글의 의미를 정리하고 해석하는 사람들을 떠올릴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헤로도토스와 사마천은 글의 의미를 정리하고 해석하기 전에 직접 현장 답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역사의 증거 사료 찾아보기
헤로도토스와 사마천처럼 여행을 통해 확인한 사실들은 모두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현장 답사를 통해 확실한 과거의 증거들을 수집할 수 있을까요? 물론 직접 현장을 답사하게 되면 많은 역사적인 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구성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최근 현대 사회에서는 과학의 발전으로 유물이나 유적이 제작된 시기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헤로도토스처럼 과거의 현지답사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수집하는 정도입니다.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여행보다 사료를 중요시하는 역사학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역사 속 진실 찾기
요즘에는 인터넷이나 도서관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고구려, 백제, 신라의 역사를 기록한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있습니다. 이 책에는 당나라의 황제가 직접 군대를 이끌고 고구려의 안시성을 공격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에 대한 이야기와 당나라의 황제가 화살에 맞았다는 이야기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양만춘에 대한 기록은 송준길의 동춘당 선생 별집과 박지원의 열하일기라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양만춘이 당나라 황제의 눈을 화살을 쏘아 맞췄고 당나라 황제는 그의 기백에 감탄하며 비단 백필을 선물로 보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책들을 살펴보며 직접 확인하고 역사적 사실을 따져보는 것은 역사학자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학자들 중에서는 여행보다는 과거에 쓰여진 책을 찾아보고 확인하며 객관적으로 역사를 서술하려고 노력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역사학자이자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랑케가 있습니다.
역사 서술을 위한 전문적인 지식 공부하기
랑케는 베를린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면서 역사학자로서 많은 명성을 쌓았습니다. 랑케는 여행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보다 조금 더 전문적인 방법으로 역사를 서술하기를 원했습니다. 그 방법은 과거에 쓰여진 기록들을 읽을 수 있도록 언어를 먼저 공부하고 과거의 문서들이 보관되어 있는 창고로 달려가 사료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기록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기록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가려내기 위해 계속해서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렇게 랑케는 현대 과학과 비슷하게 연구하는 방법을 역사학에 도입해 역사학을 과학과 비슷한 위상으로 올려놓았습니다. 물론 역사학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토대로 자료를 검증한다는 말이 쉽게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제대로 읽으려면 한자를 배워야 합니다. 또한 그 당시 사회의 문화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나라들의 고대, 중세 시대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그 당시에 사용하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합니다.
역사는 사료에 의해 밝혀진다
역사를 올바르게 서술하기 위해서는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순신의 난중일기라는 책에는 이순신의 라이벌이었던 원균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여기에서 원균은 무능력하고 권력욕이 강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통해 원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역사가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랑케와 같은 역사가들은 난중일기뿐만 아니라 원균을 기록하고 있는 다른 사료들도 찾아보고 철저하게 분석해서 역사적인 평가나 해석을 남길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이순신과 원균에 대해 객관적으로 서술할 수 있습니다. 또한 랑케라면 이순신과 원균 중에 누가 더 의미가 있고 훌륭한 사람인지에 대한 평가는 함부로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랑케는 역사란 객관적인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며 역사적인 진실에 대한 객관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자료들을 검토해서 객관적인 사실을 알아내는 것이 역사가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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