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 시대의 승리자나 영웅 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역사에 기록된 사람들의 활약은 개인의 능력 외에도 당시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요소에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사람을 살펴볼 때는 어느 시대의 인물인지가 중요합니다. 만약 알렉산더가 20세기에 태어났다면 세계를 정복했던 무용담은 들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전태일은 1960년대 경제 성장을 중요시했던 사회적 배경을 알지 못한다면 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역사적인 인물을 파악할 때 당시 어떤 사회였는지 생각해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사학자인 에드워드 카는 그의 책에서 역사에서 개인의 의지와 당시 사회적인 배경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라는 문장을 남깁니다. 모차르트 같은 천재 음악가가 있다고 해도 당시의 사회가 그의 음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의 명성은 높아질 수 없습니다.
결국 인간과 시대 사이의 관계는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라시대 장군이었던 김유신은 전쟁에서의 업적이나 활약과 같은 개인적인 능력이 아니라 고구려와 백제가 동맹을 맺고 신라를 압박하는 위기 속에서 신라를 구하고 통일을 이룩한 시대적인 상황에 더 초점을 맞춰서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그가 그 이후 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때 당시 시대 상황은 다를 것이고 역사의 결과 또한 달라졌을 것입니다. 역사는 개인의 능력 이외에도 사회나 시대의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역사 속 문학작품
정철은 조선 시대의 문학가로 사미인곡, 관동별곡, 속미인곡 등 여러 문학 작품을 집필했습니다. 만약 조선 시대의 역사적인 배경을 알고 있다면 이 작품들을 훨씬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상 작가의 날개라는 작품도 그 시절 우리 선조들이 우울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인 배경을 알고 있다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당시 사회의 생활상을 그대로 적어놓은 문학 작품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흥부전 이라는 작품은 단순히 흥부는 착하고 놀부는 나쁜 사람이다 라고만 생각한다면 이 작품을 완전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 둘이 생활하면서 보여주는 모습에서 당시 시대의 생활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권선징악의 주제를 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조선 시대를 살아가는 농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적혀 있습니다.
놀부는 재물을 모으기 위해 어떠한 일도 하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가난한 사람들의 관을 부수고 다른 사람들의 제사에 닭을 올려놔 난장판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들은 당시 시대의 흐름을 알고 있다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시 조선은 신분제가 붕괴되고 돈이 중요한 사회가 되고 있었습니다. 양반은 대부분 몰락했고 농민은 벼와 보리의 이모작이 가능해지면서 수입이 급증하여 놀부처럼 갑자기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이 작품에서 놀부는 부모가 남겨준 땅을 혼자 차지하고 농사를 짓습니다. 돈이 가장 중요했던 놀부는 가난한 흥부의 도움 요청도 거절하면서 수익을 늘려갑니다. 하지만 흥부는 농사지을 땅도 빼앗기면서 먹고살기 위해 일용직으로 일거리를 찾아 헤매며 생계를 유지합니다. 힘든 현실에도 불구하고 흥부는 주변 사람들에게 밥을 덜어주고 옷도 나눠주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줍니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농촌 사회의 풍습이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당시 시대의 사회를 이해하면 작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역사학에서 개인의 존재
당시 시대의 역사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때 시절의 사람들의 존재와 함께 사회적인 배경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어떠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원인을 개인적인 문제로 보게 된다면 우리는 어떠한 교훈도 얻을 수 없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 그 원인으로 독일의 독재자를 지목하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독일에서 그가 등장하게 된 원인과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사회적인 배경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2차세계대전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은 엄청난 양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경제 대공황까지 경험하면서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 독일은 왜곡된 영웅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역사의 완벽한 이해를 위해서는 이러한 맥락도 살펴봐야 합니다. 당시 경제 대공황 이후 독일 경제의 몰락, 영국과 프랑스와의 관계 악화 등 여러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정치, 사회, 경제적인 요소들을 고려해서 원인을 파악하고 규명한 것이 역사입니다.
이완용은 1900년대 조선의 국권을 일본에 넘겨 매국노라고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완용 개인에게만 초첨을 맞추기 보다는 당시에 왜 그런 행위를 하게 되었는지 원인과 과정도 파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완용은 과거 조선 독립협회의 회장까지 맡았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조선의 이권을 외국에 넘긴 혐의를 받아 제명됩니다. 또한 그는 공부를 꽤 잘했고 영민했습니다. 똑똑했던 그는 개인의 출세를 위해 여러 상황들을 이용할 줄 알았고 이 과정에서 친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시대적인 배경을 살펴보면 이완용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고 조선이 국권을 빼앗기게 되는 과정까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역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사학과 과학의 차이점 (3) | 2024.10.08 |
---|---|
역사학이 일상생활에 적용되는 과정 (5) | 2024.10.07 |
역사학이 기록하는 인물들 (3) | 2024.10.05 |
역사학과 소설의 차이점 (3) | 2024.10.03 |
역사학은 역사가의 해석에 따라 새롭게 쓰여진다 (1) | 2024.10.01 |